인사말

‘12호차 2A’
마취 약리학 커리큘럼의 한해 종강 모임을 어제 저녁에 마치고, 늦은 아침 부산행 SRT에 올랐다. 돌이켜 보면 올 한해 역시 참 많이도 달려왔다, 기차를 혹은 마취약리학을. 수식유도 워크샾에서부터 정기 학술대회, 온라인 전문가 과정, 아산펌프 워크샾, NONMEM 워크샾, 수액동역학 워크샾, PKPD-엑셀 워크샾에 이르기까지. 그래서 인가? 내가 탈 차량번호와 좌석을 찾는데 오늘 따라 발걸음이 무거워 한참을 걸어서 들어간 기분이다. 실은 종강 모임 후에 가졌던 결코 가볍지 않은 대화 때문이겠지.

‘보헤미안 랩소디’
종강 모임 후 참석했던 이사 분들과 차를 마시며 학회 운영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. 학회 정회원비, 온-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전문가 과정의 개선, 정기 학회의 운영, 해외 연자 초대와 해외 마취약리학회와의 교류 문제 등등에 대해 진솔하게 의견을 나누고 해어졌다. 앞으로 학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어제 밤,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아 심야 영화관을 찾았었다. 강렬했던 퀸의 노래 마저도 오래지 않아 이내 귓가에서 무뎌져 버렸다, 마취약리학회장이란 무게에.

‘농도-효과’
마취약리에 발을 들인 지도 십오 년이 지났다. 마취약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약물의 농도와 그 효과에 대한 학문으로 설명한다. 지난 십여 년이란 시간 동안 마취약리는 내 몸속에서 어떤 농도로 변해왔으며 그 농도가 내 삶에 어떤 방식으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가? 돌이켜 본다면, 적어도 지금은 학회 발전을 생각하는 고뇌라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. 농도-효과란 참…

‘초대’
지금 이 순간에도 그 동안 쉼없이 달려 왔던 철길 위에 또 다시 몸을 싣고 있다. 인간은 누구나 길 위에 서 있고, 누구나 길 하나를 품고 산다. 나는 지금 마취약리路에 서 있고 또한 같은 길을 품고 살고 있는 것 같다. 이제 내 안에 지닌 길을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보여 드리고 함께 동행하고 싶어진다. 누군가는 마취약리路가 단순히 지나가는 길일 수 있고 누군가는 종착지로 향하는 길일 수도 있겠지만 그 누가 되었던 이 훌륭한 길을 추천하고 싶다.

초대합니다, 마취약리路.


2019년 1월 인사말에 대신하여
대한마취약리학회 회장
김 태 균